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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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전 중국땅에 들어왔던 한국 친구녀석이 이런 얘기를 하드라.
[중국은 무섭드라야.
비오는데 택시가 시속 130km로 달리지를 않나...
사람들은 신호등도 없는데 마구마구 길을 건너구 말야... 공포스럽더군.]

이에 내가 이렇게 가볍게 대꾸해줬다.
[신호등이 있고 빨간불이어도 그냥 건너는데 신호등 없는거 갖고 뭘 그래???]

2
그렇다.
한국에서 중국에 오시는 분들이 처음 놀라는 것은 [무질서]이다.
더구나 이곳이 국제적으로 손꼽힌다는 상해라는 대도시인데도 말이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면 한가지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무질서 속의 질서]가 바로 그것이다.
무질서한 가운데서도 서로가 부딪치지 않고 살아가는 적당한 수준(?)이 있다는 것이다.
그걸 알아가는... 아니, 체득하게 되는 것은 개인의 능력에 따른 것일거다.

3
오늘 아침...
출근하다가 비명에 횡사할뻔했다.
샹하이의 이상야리꾸리한 교통문화나 무질서속의 질서에 제법 익숙해진 나는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빨간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건너기 시작했다.
멀리서 택시가 달려왔다.
둘은 서로 알아서 피하겠거니 분위기였다.
그러면서 둘은 서로 알아서(?) 피하지 않고 있었다.
바로 그때 내 옆에서 끼이익~~~!!!
이놈의 택시는 내 바로 옆에 와서야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
내 선천적이고 탁월하고도 동물적인 순발력으로 순식간에 피하지 않았으면
그 택시는 분명 나를 들이받았고
나는 허공에서 슬로비디오 모드로 빙글빙글 돌며 떨어져 내렸을 것이다.

택시기사와 나는 [늘 있는 일인데 뭐...]라는 복안을 깔고
[야임마~! 조심해~!!!] 라고 한마디씩 일갈하고는 각자 제갈길을 갔다.

사무실에 들어와서 중국인 직원에게 이일을 얘기해줬다.
Jxx : (앞일을 설명하고...) 죽을뻔 했지 뭐냐?
직원 : 다행이네요. 미리 피하지 그러셨어요...
Jxx : 세상에 인본주의 사회에서 말야... 사람이 먼저지 차가 먼저냐? 안그래?
직원 :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더니...) 차안에도 사람 있는거 아녜요?
Jxx : 흡쓰~!

신호등도 좋고, 교통법규도 좋고, 교통경찰도 다 좋다마는
알아서 자기몸 챙겨야 하는 것이 바로 이땅인 것이다.

2006/11/20 13:56 2006/11/20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