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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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바이러스가 점점 사그라들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바이러스의 기세가 더 맹렬해지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주변 중국사람들에게서 우한보다 한국에 대한 염려를 더 많이 듣는다.
물론, 내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한국 언론에서는, 한국인들이 중국입국 후 격리되었다는 것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남경에서는 입국한 한국인들이 집으로 들어가는 걸 아파트 정문에서 막아 돌려보냈다지?
그러면서, [중국의 혐한]이라는 표현을 마구 섞어 놓았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안부연락을 많이 받는다.
중국에서는 한국사람들을 이러쿵 저러쿵 한다는데 괜찮냐고, 조심하라고...
때마다 [난 주변 중국사람들에게 배려받고 도움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고 밝게 답해주곤 한다.
 
생각해 보자.
불과 얼마전에, 고립되어 있던 우한 교민들을 데리고 올때, 우리동네에 못들어오게 해야한다고 소리높였던 사람들도,
바로 지금도, 중국인들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소리치는 사람들도 우리다.
 
방금 우한에서 들어온 중국인 몇십명이 캐리어를 끌고 우리 아파트 문앞에 와서 들어오려 한다고 생각해보자.
기쁜 마음으로 [어서와, 이웃~!] 하며 문열어 줄 수 있는 몇이나 될까?
 
그 관점에서 보면, 아파트를 못들어오게 막은 중국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남이니 이해하긴 어렵다 해도, 남이라서 쉽게 나쁜 사람으로 몰아세울 것 까지는 없잖나.
 
한국인 막은 남경주민을 욕하면서, 동시에 중국인 입국반대를 주장하는 사람은, 모순이고 단순하다.
주장은 있으되, 논리는 없고,
어려울 때일수록 상호 배려, 양보라는 기본 소양교육을 다 까먹은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과는 한배를 타는 것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풍랑이라도 몰아치면 나는 그들에 의해 쉽게 바다로 떠밀려버려질 것 같아서.
 
어렵고 힘들때 쉽게 들켜버리는 것이 마음이고 본성이다.
그렇게 까만 본성을 먹물처럼 쏘아대는 그 일부 사람들로 인해
묵묵히 기다리고 응원하고 받아들여주는 대다수 사람들의 맑은 물이 탁해지면 안되는 거다. 
2020/02/28 19:32 2020/02/2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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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지역은 바이러스 사태가 점차 완화되는 느낌이다.
시민들도 점차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듯 하다.
그럼에도, 당국의 방역조치와 개인위생 강조는 여전하다.
마스크, 손세정제와 같이 개인용 방역물품 구하기가 어려운 것도 그렇다.
 
한참 험하던 이전이나, 완화세인 지금까지도, 곳곳에 온정은 있었다.
자원봉사, 구호물품 기증 등이 그것이다.
 
유명인, 단체, 누구누구는 어디에 얼마를 기부했다 하는 등 보도와 기사들도 그치지 않는다.
대륙의 스케일 답게, 통도 크다.
그런데, 눈길을 멈추는 것은
누구누구는 마스크 몇만장, 몇천장을 기증했다는 것이다.
 
갑작스레 궁금해진다.
유명인이긴 하되, 방역체계 내에서는 보통사람일수밖에 없는 그는 어떻게 그 많은 수량을 기부할 수 있었을까.
다시말해, 그는 어떻게 그 많은 양의 마스크를 구할 수 있었을까.
따뜻한 선행에 딴지거는 것 같아, 할 말은 아니지만
마스크 몇장 구하기 힘든 나로서는 궁금해지는걸 어쩐다니...
2020/02/27 00:01 2020/02/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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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의 코로나 상황 전개는 2월 17일 전과 후 두 국면으로 나눠봐도 좋을 것이다.
17일 이전에는 당국에서 출근 제한을 하며 사실상 외부활동을 차단했고
17일 이후에야 출근을 허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심천의 생활풍경또한 두 국면이다.
17일 이전에는 모두가 집안에서 나오지 않고 숨죽인 듯 지냈으며, 그야말로 텅 빈 도시를 연출햇고,
17일 이후부터는 외부로 나와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이러스 확산은 의외의 추세를 보인다.
다들 꼼짝않고 밖에 다니지도 않던 때는 그렇게 무서우리만치 확진자 수가 급증하더니,
사람들이 슬슬 거리로, 밖으로 나다니기 시작한 후에는 오히려 수가 점점 줄어들고
사람들 외부활동이 더 많아진 일주일쯤 후에는 추가 확진자 "0"을 며칠째 이어가고 있다.
즉, 사람들의 활동과 바이러스의 활동이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 것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이놈은
멈춰있는 사람만 공격하고, 움직이는 사람은 피해다는
그런 괴팍한 성질머리라도 가졌단 것인지.
2020/02/26 21:16 2020/02/2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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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QR코드 결재가 보편화되어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딜가든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재가 가능하다. 
현금이나 카드만 가능한 곳? 한참을 생각해봐도 그런곳을 본 기억이 없다.
코로나19 관련 여러 대책들이 무수히 시행되고 있는데, 심천시는 절묘한 방법을 하나 내놓는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는 것.
입구에 부착되어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사전에 등록해놓은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Baidu.com)
등록해야 하는 정보라는 것이, 나는 누구고, 어디살고, 열난적 없고... 등등
입구마다 이걸 스캔해야 한다는 것이 참 불편하게 느껴졌다.
반면, 이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경로를 통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치니 참 기발하다.
그 기발함이 홍수가 되니, 좀 통합좀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할 때, 지하철을 타며 지하철 전용 앱을 등록하고 스캔하고,

(이미지 출처 : Sohu.com)
사무실 건물 앞에서는 심천시 전용앱을 한던, 건물 전용 앱을 또한번 등록하고 스캔하고.
퇴근할 때, 지하철 앱을 한번 또 스캔하고,
집에 도착해서는 아파트 단지 앱을 또 스캔하고~
물론, 스캔하는 동안, 경비인력들은 내 이마에 체온계를 건맨처럼 겨누고 있다.
2020/02/19 20:05 2020/02/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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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감염의 주증상인 [열나는] 사람을 걸러내는 일이 한창이다.
어딜가든, 입구가 있고, 경비원이 있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경비원은 체온측정기를 들고, 모든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한 후 정상이어야 통과를 시키는거다.
문앞에서 마주보고 선 그와 나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안다.
그는 총을 뽑아들고, 나는 얌전히 얼굴을 내밀고 이마 정중앙에 저격을 당한다.
36.*도, 통과!
아파트 단지 정문을 통과할 때,
회사 건물을 들어갈 때,
심지어 지하철을 탈 때도
들어갈 때 뿐만 아니라, 나갈때까지도 그 총잡이들에게 이마 저격을 당한다.
보통 경비인력들의 유니폼은 한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약간 경찰(?) 또는 군인(?)스럽다.
그러기에 총질을 당할때마다 움찔대고, 위축된다.
이것이 바이러스를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하는, 공공의 안녕을 위하는 것이라니, 어찌하리, 동참해야지.
그도, 나도, 모두들 그렇다.
2020/02/18 20:11 2020/02/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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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헤드라인에 자주 거론되는 우한시 또는 후베이성.
발원지다.

반면, 심천은 잘 거론되지 않는다.
거리로 보면 중국땅에서 우한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도시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비교적 안전한가?

발원지인 후베이성 지역을 제외한 전 중국에서, 전국에서 확진환자가 가장 발생한 도시가 심천시이다.
그래서 도시가 텅텅 비어있다. 
그런 상황인데도 확진자 수가 전국에서 제일 많다.

그 많던 사람들이 심천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그것이 두려운 점이다.

관계자나, 거주자나 이 가능성에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
2020/02/03 03:19 2020/02/0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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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을 다녀본들 무슨 유령 도시처럼 움직임이 극히 드문 도시. 엊그제까지만해도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고 달리며 숨차도록 움직이던 도시가 순간 멈추고 비었다.
간간히 오기는 사람들은 마스크 속에 입을 감췄다.
입을 가리자 ,귀도 막혔다. 소음마저도 스러졌다.
회사도 문을 닫았고, 동네 가게들도 문을 닫았고, 그곳들이 문을 닫음과 동시에 내가 갈 목적지들도 사라졌다.

용기를 내 밖을 나셨다.
문을 연 동네 마트로 가, 덤덤하게 쌀을 사고 물을 사고 라면을 샀다. 사재기한다고 오해받지 않을만큼 조금씩. 그래야 내가 아무것 안하고 있어도 죽지 않는다.

세상의 먼지가 되어버린 듯, 맥없이 툴툴 돌아오는 길.
2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탔다. 승객없는 버스안에서는 기사와 나를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창밖으로는 감염되지 않은 햇살과 바이러스를 모르는 자연이 심술궂게도 유난히 밝고 명랑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註) 토요일 오후 지하철역 사진. 왼쪽 사진은 사람 많았던 플랫폼, 오른쪽 사진은 车公庙역 환승통로(지하철 4개 노선의 교차역으로, 평소 사람 많기로 유명한 지하철 역이다.)
2020/02/02 18:41 2020/02/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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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구하기 힘들다.

동네 약국은 문을 연 곳도 많지않을 뿐더러, 열었다 한들 마스크는 품절이다.
그런데, 보이는 사람들은 죄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저들이 착용한 마스크는 대체 어디서 구한 것일까.
- 마스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신박한 루트를 알고 있거나,
- 사재기를 해놓았거나,
- 사용하던 마스크 재활용하거나...

나도 어느정도 사놓기는 했다.
- 이만큼 사놓은 것이 과도한 사재기일까. 아니면 적당량일까
- 몇개 사놓는것이 사재기와 적당량의 기준이 될까.
이 상황이 언제쯤 끝날지 모르니 적당량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없다.

쉽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사재기를 하던 말던 하지.
2020/02/02 12:03 2020/02/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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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이라는 도시는 인구 1300만의 대도시이다. 

심천호구를 가진 사람이 35%, 非심천호구가 65%. 즉 심천에 전입신고 안한채 살고 있는 사람이 65%라 한다.

공식적인 것이 그렇고, 실질 인구는 훨씬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우기 심천호구를 가진 사람들도 사실상 타지역에서 와서 주소지를 바꾼 사람들이 상당수다.

즉, 심천이란 도시는 외래인구가 움직여가는 도시이다.

그러다보니, 춘절이라는 민족최대의 명절이 되면, 심천의 대다수 인구는 도시를 빠져가나 고향으로 향한다. 혹자는 80~90% 이상이 빠져다간다고도 한다.

그러고 나면, 도시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

도시가 적막해진다.

그 와중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춘절 휴무 연장을 전격 시행해, 출근일자를 뒤로 미이다.

고향찾아 이동한 사람들은 직장이 있는 도시로 돌아가지 말라는 것이다. 이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춘절 때문에, 심천을 떠나간 사람들은 바이러스 때문에 돌아오지 않았다. 

심천에 있던 사람들마저 나오질 않는다.

그 분주하고 복잡하던 도시는, 도무지 깨어날 기미가 안보인다.

깨어나라.

살아있는 건, 살아 움직여야 한다.

2020/02/01 18:54 2020/02/01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