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앙은 중국의 육상 110m 허들종목 대표선수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양인에게는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던 육상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또한 세계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얼마전에 깨졌다지만...)
그런 그는 일순간 중국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고, 중국의 스포츠 스타를 다루는 매체에서는 늘 앞자리에 얼굴을 비춘다.
그런 그가 이번 북경 올림픽 예선에 출전하여 기권을 하였다.
부상이 그 이유이다.
그 사안을 놓고 중국의 언론과 국민들은 갖은 반응을 내놓는다.
그 중 몇가지를 언급해보자면...
의도적인 기권이었다.
- 올림픽 코앞에 다달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세계신기록이 유일한 경쟁자였던 쿠바선수에게 깨져버려 금메달을 자신할 수 없었고
- 또한 부상의 여파가 있어 애초부터 쿠바선수를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 범국민적 관심과 주목이 집중된 탓에 금메달을 따내지 못할 경우 그 무게가 감당할 수 없을만치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뛸 수 없었지만 참가했다.
부상 등의 이유로 이미 뛸 수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그는 예선에 참가했고, 그 자리에서 기권했다.
애초에 불참했으면 될 것을 굳이 참가까지 해서 곧바로 기권하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육상의 불모지인 중국에서 류시앙이 빠진 육상경기는 중국 관중의 외면을 받을것이 뻔하고 류시앙이 출전하는 것으로 그 경기장은 중국 관중들로 들어찬다.
즉, 류시앙이 있고없고는 관중 수익에 곧바로 연결되는 것이다.
실제로 류시앙이 기권하자 많은 수의 관중이 자리를 박차고 떠나버렸다.
기권해도 건질건 건진다.
한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올림픽 전 류시앙이 벌어들인 광고수익은 100억원에 달하고, 경기 기권으로 챙기게 될 보험금이 150억원에 이른다 한다.
본인이 살고 있는 상해에서 만나본 중국인 친구들은 류시앙의 기권을 뭔가 석연치 않은 눈초리로 바라보는 듯 하다.
그것은 불만이라기보다는 너무나 아쉽다는 것이 더 가까울 것이다.
올림픽 시작 전부터 그들은 류시앙=금메달 이라는 명제를 달아 놓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류시앙의 기권소식 전해지자 주변 중국인 친구들은 삼삼오오 모여 아쉬움과 탄식들을 쏟아냈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 얘기 들이다.
TV와 신문과 라디오방송 등에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몇일씩이나 연속 류시앙을 다룬다.
기권한 운동선수 한명에 대한 관심이라 치기에는 너무나 많고 긴 관심이다.
그것은 류시앙이 바로 상해사람이기 때문이다.
상해사람들은 중국사람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프라이드가 강하며 어찌보면 배타적이기까지 하다.
[중국이 40개가 넘는 금메달을 따는 동안 그 잘난 상해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보탰는가]하는 비아냥거림이 그들에겐 무척 귀에 거슬릴 것이다.
NBA로 진출한 농구선수 야오밍과 함께 상해의 자존심인 류시앙.
상해사람들로서는 그의 기권이 그래서 더욱 아쉬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