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을 다녀본들 무슨 유령 도시처럼 움직임이 극히 드문 도시. 엊그제까지만해도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고 달리며 숨차도록 움직이던 도시가 순간 멈추고 비었다.
간간히 오기는 사람들은 마스크 속에 입을 감췄다.
입을 가리자 ,귀도 막혔다. 소음마저도 스러졌다.
회사도 문을 닫았고, 동네 가게들도 문을 닫았고, 그곳들이 문을 닫음과 동시에 내가 갈 목적지들도 사라졌다.
용기를 내 밖을 나셨다.
문을 연 동네 마트로 가, 덤덤하게 쌀을 사고 물을 사고 라면을 샀다. 사재기한다고 오해받지 않을만큼 조금씩. 그래야 내가 아무것 안하고 있어도 죽지 않는다.
세상의 먼지가 되어버린 듯, 맥없이 툴툴 돌아오는 길.
2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탔다. 승객없는 버스안에서는 기사와 나를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