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에는 대부분 베란다가 없다.
서민들이 집을 사는 것이 쉬운일도 아니거니와 혹 셋방살이를 하더라도 집에 들어가는 돈은 여전히 부담스럽기에, 생활습관상 그다치 활용도가 높지않은 베란다의 면적을 주택면적에 포함시키는 것을 원하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중국에는 전세의 개념이 없고 월세만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상해와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고급형 아파트가 속속 건축되면서 기본적으로 베란다가 딸린 형태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햇볕이 잘드는 날이면 어김없이 아파트의 외벽에는 무수히 빨래들이 널린다.
베란다가 없기 때문에 햇볕에 빨래를 말리는 독특한 방법이 두루 쓰이고 있는데, 그들만의 빨래 건조대가 바로 그것이다.
그 구조는 이렇다. (그림의 번호 참조)
① 4각형으로 된 철제틀을 창문밖으로 내걸고
② 철사나 튼튼한 끈으로 이를 고정한다.
③ 빨랫줄 역할을 하는 대나무봉을 그 철제틀 위에 대여섯개 올린다. (최근에는 철제 파이프도 많이 쓰임)
④ 바람불 때 대나무봉이 움직이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 홈을 만들어 철제틀에 용접해주는 센스.
이렇게 하여 완성된 빨래 건조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빨래를 하고 나면 대나무봉을 집안으로 거둬들여 그 위에 빨래를 가지런히 널고 다시 원위치하면 된다.
도로변 주택가에서는 이 빨래 건조대의 위치가 도로 위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빨래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도록 물기를 잘 짜서 말리는 것은 기본 사회 관습.
빨래를 요령있게 잘 널면 적당한 다림질 효과도 볼 수 있으니 효과 만점이다.
북쪽지방이 고향인 중국인 친구의 말을 빌자면, 자기도 처음 상해와서 그런 풍경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한다. 자기 고향에는 이런게 없다고...
이러한 빨래건조대는 중국의 전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쪽지방에만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에게 있어 이런 풍경은 낯설기도 하고 한편 재미있게도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2008년 올림픽, 2010년 EXPO를 개최하는 중국정부가 자신들의 이런 모습을 서구에 노출시키기 꺼려한다면 어느날 순식간에 모두 철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Comments List
구식 아파트에서만 살던 저 역시도 자주 애용했었습니다. 특히 이불 말리는데는 최고지요. 마트나, 혹은 야시에서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대나무로 만든 넙적한 채가 있지요. 그게 바로 이불 터는데 쓰는 넘이더군요. 물론, 저 역시도 집에 있길래 효과 좀 봤습니다.
따지고보면 아파트 베란다 쪽에 빨래들은 그래도 양반이란 생각이 듭니다. 외국인 신경만 쓴다면야, 길거리 쪽이나 눈에 띄기 쉬운 곳만 통제해도 될테니까요. 문제는, 바로 길거리, 특히 가로수에 빨래줄 걸어다놓는 곳도 있다는 것이지요. 상해서는... 상해 기차역에서 长寿路 가는 큰 도로변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말리기야 해야겠지만, 좀 뜬금없죠.-_-+
북방쪽은... 겨울에야 난방이 워낙 잘되니까 실내에서 빨래를 말려도 된다하지만, 여름엔 어떻하죠?-_-+ 그냥 베란다 안쪽에 건조대를 설치하는가보군염.
애석하게도 제가 이용해보지 못한 빨래 건조 시스템이지만, 보기흉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더 정겹게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말씀하신 가로수, 도로변 난간 등 훨씬 더 정겨운 모습을 시간나면 포스트해봐야겠습니다.
ㅋㅋ 길가다가 물 뚝뚝 떨어지는거 맞으면 정말 기분 더럽겠어요!!
저런 빨래건조의 요령이 있으니 보행자 나름의 물방울 피하기 요령도 있지 않을까요? ㅎㅎ
하하.. 저는 빨래를 좋아해서 잘 빨아 햇빛에 말리는 걸 좋아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일반 주택에 살아서 그 욕심을 채울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최근 조금 가격이 비싼 아파트의 경우엔..
빨래를 밖으로 너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하죠..
아파트 값 떨어진다고 부녀회 차원에서 단속하고 그런대요..
저런 식이 맞는 건지 아파트 값 관리하는게 맞는 건지 ^^ 잘 모르겠지만..
저 곳에서는 몹시 편리하겠네요 후후
저경우는 아파트값 관리보다는 생활의 필수불가결한 요령정도로 봐야겠네요. 부녀회 파워 막강하다는 소린 많이 들었습니다만 순기능외에 역기능도 많은 모양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