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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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다. 그것도 하루종일.
내리는 눈의 양이 그리 많은 것이 아닌지라 바닥에 한겹 살짝 덮이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좀 유난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반적인 상해의 기온이 한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탓에 눈이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상해생활 6년을 거치면서, 눈구경 못하고 한해를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작년에도 두서너차례 순식간에 잠깐 눈이 흩날렸던 적이 있는데 그마저도 이례적이라고 호들갑들을 떨었었다.

올겨울들어 날씨가 좀 유난스럽다.
계속해서 0도 안팎을 오르내리며 좀체 추위에서 벗어나질 못하더니 결국 눈이 쏟아져 내렸다.
물론 한국의 폭설과 같은 몇Cm씩 쌓이는 것이 아니지만 땅바닥이 하얀색으로 바뀌는 것은 상해생활 몇년만에 보게되는 광경이다.

만일, 한국처럼 상해에 폭설이 내리고 도로가 빙판길에 되면 어떨까?
사실, 그런 상상은 끔찍하다.
그렇지 않아도 질서는 엉망이며 운전습관 형편없는데 빙판이 되면 도로사정은 더더욱 엉망이 될 것이 뻔하다.
상해에서 운전하는 거의 100%의 운전자들은 빙판길 운전경험이 전무할 것이니 말이다.

승용차를 운전하다 보면 룸미러와 뒷유리창을 통해 후방의 상황을 살피는 빈도수가 무척 높아진다.
때문에 뒷유리창이 가려져 있는 것이 얼마나 갑갑한 일인지 모두들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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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런 차와 같이 뒷유리창에 눈이 저렇게 쌓여 있는데도 치우지 않고 차를 몰고 나서는 것을 보면 참 용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뒷유리창이 잘 닦여 있다손 치더라도 후방을 잘 신경쓰지 않는 이네들의 습관에 비추어보면 굳이 닦아내는 것이 의미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저 운전자는 뒷츄리창에 눈이 쌓여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눈이 쌓여 빙판길이 되어있는 도로에, 저러한 차들이 가득차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창밖으로 흩날리는 눈발들의 서정적인 느낌이 금새 싸악 달아난다.
2008/01/26 18:39 2008/01/26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