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기업활동하는 한국인들 대부분은 중국어가 그리 유창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중국어 커뮤니케이션을 간과할 수는 없으므로 어떻게든 중국어로 의사소통해야 한다.
조선족 교포가 그림자처럼 따라 붙으며 이를 돕는 경우도 많지만, 상당수는 현지에서 생활해가며 체득한 중국어, 즉 전투중국어로 아쉬운대로 역경을 헤쳐나가곤 한다.
이 전투중국어는 대부분 [좀 부정확한 중국어]+[한자를 종이에 쓰는 방법]+[손짓 발짓] 그리고 [영어]까지 총동원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전투중국어를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는 국적불명의 언어들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투중국어를 들어야할 상대방(중국인) 역시 상당한 전투력과 내공을 가져야 한다.
저사람(전투중국어)이 하는 말이 분명 제대로된 중국어는 아닐지라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알아들어야 하니까 말이다.
얼마전, 모 한국인 사장님이 중국인 부하직원에게 뭔가 열심히 설명하는 것을 들을 바 있다.
사실 그분의 전투중국어를 잘 못알아 들었는데, 그 중국인 직원에게 나중에 물어보니 놀랍게도 대부분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다는 것이다.
그분의 속사포같은 전투중국어중에 뿌라쓰 얼마, 마이나쓰 얼마... 하는 표현이 자주 섞이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중국인 직원을 제외하고는 그걸 한번에 알아들을 중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라는 중국어 표현을 모르니 영어로 돌려 말한 것인데, [뿌라쓰]라는 영어는 한국인만 알아듣는 콩글리쒸 아니던가.
그러나 그 중국인 직원은 부쩍 성장한 전투중국어 계열의 내공 덕분에 이마저도 척척 알아듣는 것이다.
언어란 의사소통의 도구이다.
그러므로 부족한 단어와 앞뒤안맞는 문법이라도, 의사소통이 될 수 있다면 이미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어느 순간, 어느 일부분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수준높은 언어능력이 요구되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언어를 공부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주변에서 보게 되는 상당한 내공의 전투중국어 능력자들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것이다.
전투중국어로서는 한계에 부딪치게 되는 그 어느 순간, 어느 일부분의 답답함을 사소한 것으로 여기고 넘어가 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러나, 잠깐 놓치는 그것이 어쩌면 중요한 것일 수 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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