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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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영방송에서는 한국의 이천 냉동창고 사고를 주요 외신으로 다루고 있다.
사망자나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한국 당국에서 발표하는 대로 보도하며 추측이나 억측을 배제하는 분위기이다.

다만, 한국의 과거 주요 대형 안전사고등에 대해 사건개요와 사망/부상/실종자 수까지 일일히 나열하였다.
한국은 1971년 대연각 호텔 화재 사건으로부터 대구 지하철 사고 등 안전사고와 대형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것은 대부분 피할 수 없는 사고가 아닌, [안전 불감증]에 의한 것으로, 고쳐지지 않는 한국의 불치병이다.
안전불감증(安全不感症)이란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는 중국에서는 쓰지 않았던 표현으로 한국에서 쓰는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
한류(韓流), 공한증(恐韓症)등 한국과 관련한 신조어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안전불감증이라는 또하나의 신조어 탄생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안전불감증, 고질병, 불치병 등 한국사람으로 늘 들어왔던 표현들이지만, 안전사고와 대형사고가 그 어느나라 못지않은 중국땅에서 중국방송을 통해 들으니 왠지 부끄러워 졌다.

또한, 이번 사고로 중국 동포(조선족)가 사망한 것과 관련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조선족은 우리 한국인들과 같은 민족이며 母語로서 우리와 같은 언어를 구사하지만 법적으로는 중국법과 중국의 보호를 받는 중국인이다.
이번사고로 조선족 중국인이 12명이나 사망한 것과 관련, 중국 언론은 이를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의 화재 사고로 조선족 중국인 12명이 사망하였다. (중략)
수많은 조선족 중국인이 한국에 진출하여 일을 하고 있는데, 열악한 근무환경은 물론 형편없는 급여로 고통받고 있다.
위험한 일, 한국인들은 기피하는 일을 시키면서도 급여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사고나 산업재해가 발생해도 보험 등 제대로된 처우를 해주지 않는다.
상당수 인원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여 법적보장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은 아직 불법 체류자 신분이며, 이점을 이용한 고용주의 악행과 노동착취에 시달리면서도 하소연하지 못한다.
한국정부에서는 이러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사고에서 한국내 조선족들의 신분,보호,대우등으로 논조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중국인이 사망한 것과 관련 합당한 처리를 할것을 하부 조직에 지시했다 한다.
중국 당국에서도 사망자 및 그 가족들에 대한 각종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본인 역시 한국사람으로 취업비자를 받아 중국땅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으나, 여러모로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다.
어느 나라에서든 누구든 생명의 존엄과 인간으로서의 정당한 대우는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관계당국과 모든 관련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보상과 처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2008/01/09 10:50 2008/01/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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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인과 조선족
중국땅에서 활동하는, 특히 기업활동을 하는 한국인들은 어떤식으로든 조선족이란 존재와 인연을 맺게 된다.
조선족이란, 중국땅에서 나고자란 조선민족(핏줄)인데, 이들은 분명 중국인이면서 우리와 같은 언어(우리에게는 한국어이지만 그들은 조선어라 한다)와 현지 표준어인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민족성도 우리와 비슷하다.

2.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
한국인과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 초기에 가장 아쉬운 점인 불편한 의사소통과 익숙치 못한 현지실정을 이들 조선족을 통해서 해소하는 경향이 많으며,
조선족 입장에서는 중국의 동북지역 변방에서 소수민족으로 소외받으며 살다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채용되어 일자리 확보와 대도시 진출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한국인과 조선족 서로는 WIN-WIN의 훌륭한 토대를 갖추었다 하겠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의 한국인과 조선족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3. 악순환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한국기업주들은 이른바 [당한다]는 생각과 소문으로, 조선족 채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조선족들 커뮤니티나 게시판에는 조선족을 [등쳐먹은] 한국 사람들을 성토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단순히 그런 내용들을 토대로 한다면,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인들은 가장 먼저 조선족들을 조심하고, 믿어서는 안되며
조선족들은 반대급부없이 노동착취만 하려하는 한국인을 경계해야 한다.

본인으로서는 무척 아쉽게 여기는 대목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나고자랐다 하더라도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라면 서로에 대한 이해는 그 누구보다 빠를텐데, 그런 장점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상호 반목이 존재한다는 건, 비단 어느 일방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한국인을 상대로 질나쁜 행각을 벌이는 조선족들 분명 있을테지만 그들은 극히 일부일 뿐이며,
조선족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악질 한국인들 있을테지만 그들이 모든 한국인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채용되어 있는 조선족들은 다른 중국인들보다 어느정도 높은 급여를 받고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 조선족들이 한국기업 관리자의 입과 귀가 되어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되고, 중국실정에 어두운 한국인들의 손발이 되어 비서역할까지 하므로 그 금전적 대우가 높은 것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다.
반면, 한국인 입장에서는 인력의 품질을 막론하고 한국기업에 대한 인력시장에서 여타 중국인들보다 월등히 높은 인건비 수준에, 이직율까지 높은 조선족들을 채용한다는 건 선뜻 내키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로인해 채용(고비용)-저효율-이직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4. 서로 도와야 할 때
앞에서 WIN-WIN이라는 표현을 썼다.
한국인들은 조선족을 채용하여 그들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되, 명확한 업무와 그에따른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다른 중국인들보다 비싼 급여가 아쉬워 마구잡이 일을 시키거나, 말이 통한다고 막대하는 행동은 그들을 떠나가게 하는 이유가 될 뿐이다.
조선족들은 단지 금전적인 보상만을 바랄것이 아니라, 자기역량을 더 확보하고, 회사를 발전시켜 자신도 더불어 발전하는 길을 도모해야 한다. 한국어가 가능한 중국인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중국어가 가능한 한국인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의사소통 하나만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때는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눈앞의 가치만을 놓고 반목과 질시를 반복해서는 서로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서로의 설 땅만 잃어가는 것이다.

다행히 본인에게는 조선족에게 [당한] 경헙이 없다.
오히려 가슴에 따뜻하게 남겨두고 싶은 좋은 이들만 만나보았다.
떄문에, 앞으로 조선족들을 만나도 좋은 시각으로 보게 될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딴지를 걸지도 모른다. 그러다 크게 다친다고... 지금껏 [당한] 사람들은 [믿을만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가 한방에 당했다고...
그렇다 치자.
당할땐 당한다 치더라도 지금은 믿으면 안되나? 훗날 당할게 막연히 두려워 지금의 [믿을만한] 사람을 무턱대고 경계해야 하나?
한국사람을 [당하게 하는] 것이 조선족 뿐인가? 따지고 보면 한국땅에서 한국사람에게 [당하는] 것이 훨씬 많지 않은가 말이다.

중국땅에서 점점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기업과 조선족들...
서로 돕기에도 바쁜 때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돕게 되면, 우리는 서로에게 이익을 안겨줄 충분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인 것이다.
2007/12/04 10:12 2007/12/04 10:12
우리팬

업급해도 결론이 나지 않는, 상당히 오래된 문제가 바로 한국인과 조선족의 문제이지요. 다른 곳의 한인들과는 또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문제의 원인을 되려, '중국'이란 나라에서 찾고 싶습니다만.-_-;;;

Jxx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원인과 대책에 접근조차 안되는 현실이 눈에 많이 띄어 아쉽습니다. 위치가 어디든, 국적이 무엇이든,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Shain

자주 듣고 생각하던 문제를 직접 보고 계시겠군요.
서로 이익을 볼 수 있는 관계인데 다투고 있는 점은 확실히 아쉽습니다.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았다거나 민족성의 문제, 지역의 문제라기엔..
말이 길어지는군요...

Jxx

한사람한사람 붙잡고 그러지 말자고 하소연 할 수도 없는 노릇이겠거니와 반목의 속뜻을 깊이 알지 못하는 터라 그저 씁쓸히 지켜볼 뿐입니다.
분명 나아질거라는 믿음을 갖는 수 밖에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