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나라엘 가도 걸인들이 있다. 유수의 선진국에도, 한국에도...
소득의 균일한 분배, 모두가 똑같이 먹고사는 사회라는 공산주의 사회에도 걸인들은 있다. 물론 중국에도 걸인들이 있다.
거리로 나앉아 구걸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사회적인 문제점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그냥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설하고, 걸인들에게서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유동인구 밀집지역이나 고소득층이 모여사는 지역일대가 주 활동무대라는 것이다.
상해에도 걸인들이 있다.
그들도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지역에, 또는 기차역과 같은 유동인구 밀집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은 결국 한국교민들 역시 많이 모여사는 곳이다.
이곳의 거리에서 걸인들의 구걸을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이에 대응하는 태도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왜냐면 이들은, 특히 외국인에 대해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록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적응이 되지 않은 외국인들은 [저들이 다소 공격적이다]라고 느낄 정도다.
예컨대
- 택시에서 내리려 문을 열면 그 앞에 떡 붙어서서 종이컵을 흔들어 대며 거의 내리지 못할 정도로 막아선다.
- 은행일을 보고 나오는 사람도 표적이 된다.
- 길거리 가판대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아 지갑에 넣으려는 순간 어느새 옆에 착 붙어서서 종이컵을 들이민다.
- 그 자리를 피하면, 적어도 몇 미터는 따라가며 구걸을 하는건 기본이다.
- 초등학생뻘이나 그보다 어려보이는 아이들이 구걸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아이들은 행인의 옷깃을 잡고 매달리기도 한다. 이경우 대부분 그 보호자는 아이들에게 구걸을 시켜놓고 자신들은 그 근처에 숨어있다.
※ 여기서의 종이컵은 이들이 동전등을 받을 때 쓰는 동전통이라 보면 된다.
저들의 적극성에 놀라, 혹은 측은한 마음이 들어 동전을 그들의 종이컵에 넣어주고자 하면 어느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
내가 동전을 건네주는 걸인은 한사람이되 동전을 주는 순간 어디선가 우루루 걸인들이 몰려들어 앞다투어 종이컵을 들이밀어 댄다. (적게는 몇명, 많게는 수십명이 될 때도 있다.)
유명인이 거리에 나타났을때 너도나도 카메라를 들이미는 것과 비슷한 풍경이랄까.
아무튼 이때부터 난처해진다.
착한일 한다는 기쁜 마음으로 동전을 한푼 주었을 뿐인데, 몰려드는 그들에게 포위되어 오도가도 못할 상황에 봉착하면 기쁜마음은 사라지고 정말 대책이 없어진다.
행인을 포위하고 경쟁적으로 동전통을 들이밀다가는 자신들끼리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본의아니게 밀고 당기며 신체접촉이 되기도 하는데, 오랜 노숙으로 행색이 깨끗하지 못한 이들이 내몸을 붙여오는것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중국말로 당해낼 재간도 없고 한국말로 윽박지른다 한들 그바닥에 적응되어 있는 저들이 물러날 리 만무하다.
혹, 중국에 처음오시거나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거리에서 걸인들이 있는 곳을 지나치게 된다면(구걸이 주수입원이 되는 걸인들께는 대단히 미안하지만) 가급적 그 자리를 빨리 지나치거나, 모른척 회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며칠전 상해기차역에 갔다가 좀 머리좋은(?) 걸인을 보았다.
엘리베이터 안에 타고 있으면서 문이 열리면 가만이 있다가 문이 닫힘과 동시에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구걸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 것은
- 대합실이나 로비는 단속이 심하므로 상대적으로 단속의 사각지역인 지하주차장과 광장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선택
(이곳은 비교적 후미진 엘리베이터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 엘리베이터 안이므로 어느정도 추위를 피할 수 있겠고
- 문이 열리자마자 구걸을 시작하면 사람들이 안타거나 쫓아낼 수도 있으므로 가만 있다가 문이 닫히면 구걸을 시작한다.
날씨가 많이 춥워졌다. 몸은 춥다하더라도 모두의 마음만은 덜 춥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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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乞丐는 한번도 접한 적이 없군요. 만약에, 만약에 金茂 같은 곳에 갔다가 딱 걸리면 죽겠습니다요. ㅋㅋ 아~ 참... 거긴 입장료가 있었지요.-_-+
게다가 거긴 고속 엘리베이터니 시간 벌기도 좀 그렇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