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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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을 다녀본들 무슨 유령 도시처럼 움직임이 극히 드문 도시. 엊그제까지만해도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고 달리며 숨차도록 움직이던 도시가 순간 멈추고 비었다.
간간히 오기는 사람들은 마스크 속에 입을 감췄다.
입을 가리자 ,귀도 막혔다. 소음마저도 스러졌다.
회사도 문을 닫았고, 동네 가게들도 문을 닫았고, 그곳들이 문을 닫음과 동시에 내가 갈 목적지들도 사라졌다.

용기를 내 밖을 나셨다.
문을 연 동네 마트로 가, 덤덤하게 쌀을 사고 물을 사고 라면을 샀다. 사재기한다고 오해받지 않을만큼 조금씩. 그래야 내가 아무것 안하고 있어도 죽지 않는다.

세상의 먼지가 되어버린 듯, 맥없이 툴툴 돌아오는 길.
20분을 기다려 버스를 탔다. 승객없는 버스안에서는 기사와 나를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창밖으로는 감염되지 않은 햇살과 바이러스를 모르는 자연이 심술궂게도 유난히 밝고 명랑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註) 토요일 오후 지하철역 사진. 왼쪽 사진은 사람 많았던 플랫폼, 오른쪽 사진은 车公庙역 환승통로(지하철 4개 노선의 교차역으로, 평소 사람 많기로 유명한 지하철 역이다.)
2020/02/02 18:41 2020/02/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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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구하기 힘들다.

동네 약국은 문을 연 곳도 많지않을 뿐더러, 열었다 한들 마스크는 품절이다.
그런데, 보이는 사람들은 죄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저들이 착용한 마스크는 대체 어디서 구한 것일까.
- 마스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신박한 루트를 알고 있거나,
- 사재기를 해놓았거나,
- 사용하던 마스크 재활용하거나...

나도 어느정도 사놓기는 했다.
- 이만큼 사놓은 것이 과도한 사재기일까. 아니면 적당량일까
- 몇개 사놓는것이 사재기와 적당량의 기준이 될까.
이 상황이 언제쯤 끝날지 모르니 적당량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없다.

쉽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사재기를 하던 말던 하지.
2020/02/02 12:03 2020/02/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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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이라는 도시는 인구 1300만의 대도시이다. 

심천호구를 가진 사람이 35%, 非심천호구가 65%. 즉 심천에 전입신고 안한채 살고 있는 사람이 65%라 한다.

공식적인 것이 그렇고, 실질 인구는 훨씬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우기 심천호구를 가진 사람들도 사실상 타지역에서 와서 주소지를 바꾼 사람들이 상당수다.

즉, 심천이란 도시는 외래인구가 움직여가는 도시이다.

그러다보니, 춘절이라는 민족최대의 명절이 되면, 심천의 대다수 인구는 도시를 빠져가나 고향으로 향한다. 혹자는 80~90% 이상이 빠져다간다고도 한다.

그러고 나면, 도시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

도시가 적막해진다.

그 와중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춘절 휴무 연장을 전격 시행해, 출근일자를 뒤로 미이다.

고향찾아 이동한 사람들은 직장이 있는 도시로 돌아가지 말라는 것이다. 이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춘절 때문에, 심천을 떠나간 사람들은 바이러스 때문에 돌아오지 않았다. 

심천에 있던 사람들마저 나오질 않는다.

그 분주하고 복잡하던 도시는, 도무지 깨어날 기미가 안보인다.

깨어나라.

살아있는 건, 살아 움직여야 한다.

2020/02/01 18:54 2020/02/01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