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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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친구가 재미있는 만화라 하면서 메일로 보내준 그림이 있다.
혈액형별 유형을 표현한 시리즈형 만화인데 만화 제작자의 아이디어가 참 좋아보였다.

그 만화를 주욱 보아 넘기다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는데, 만화 배경에 [쌩뚱반점]이라는 한글이 눈에 띈 된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보았더니 역시나 한국만화였다.

원적은 혈액형에 대한 간단한 고찰이라는 것으로(http://www.cyworld.com/realcrazyman/)
중국만화는 대화나 설명의 글부분만 중국어로 바꿔놓은 것이다.
중국 검색 사이트에서 [关于血型的考察]라고 검색하면 정말 많이도 나온다...
저작권이나 뭐 이런것들이야 논외로 하고, 번역하느라 애 좀 쓰셨겠다.

원작과 중국어판...
<

2008/04/28 10:42 2008/04/28 10:42
Shain

우리 나라도 일본만화 번역해서 블로그에 스캔본 올리는 분이 종종 있는데
얼마전엔 웹에 게재한 만화를 무단 번역, 게재해서 일본 만화가의 항의를 받은 일도 있다는군요
여기는 형태가 좀 다르네요.. 뭐랄까 좀 더 활발하기도 하고..
국가 간의 경계는 인터넷의 속도를 못 따라오는 경향이 있어서
남의 건 번역을 해서 보게 되더라도.. 후후.. 또 남의 나라가 이랬다니까
한구석이 찜찜한 게 사람 맘인가봐요..
저런 한국 웹만화가 있는줄은 몰랐어요;; 후후

Jxx

이제 문화의 컨텐츠는 지역적 구속력이 상당히 희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거의 실시간 전세계에 open된다고 봐야겠지요.
다만, 저작권과 같은 것을 얼마나 지켜주느냐 하는 개인적인 양심과 수준이 얼마나 질적으로 우수한 창작물 생산의 잣대가 되는 시기라 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중국에서는 조금은 요원한 얘기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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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많은 사람들이 주고받는 언어중에 특징을 하나 꼽으라면 줄임말이라 할 수 있겠다.
예컨대, 고려대학교를 고대라고 줄이고, 연세대학교를 연대라 하고, 두학교간의 리그를 연고전, 혹은 고연전이라고 하는 형태다.
가만 들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줄임말 없이는 얘기가 잘 안 될정도로 많은 줄임말 혹은 단어들을 쓰고 있다.

줄임말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언어가 중국어이다.
화동사범대학교(華東師範大學敎)는 화사대(華師大), 건설은행(建設銀行)은 건행(建行), 차량관리사무소(車輛管理事務所)는 차관소(車管所)라고들 부르는 것이 그 예이다.
이런 것들은 외국인들이 교과서를 통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 한들 좀체 습득하기 어려운 것들로,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어들이라 할 수 있다.

슈퍼마켓(Supermarket)은 중국어로 초급시장(超級市場)이다.
Super를 초급으로, Market을 시장으로... 본디의 영어의미에 대한 중국어를 생성시킨 단어라고 볼 수 있다.
초급시장(超級市場)이라는 단어도 실제 대화에서는 그대로 쓰지 않고  초시(超市)로 줄여서 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슈퍼마켓이라고 말하지만 이 단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줄임말이 없다.
중국땅에서 이 슈퍼마켓을 줄인 한국어(?)를 발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快樂超市라고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는 간판위에
한국어 버전의 상호가 적혀있기를 [명랑하게 슈마]. 본인은 이걸 보고 한방 먹은 기분이었다.
[명랑하게]는 快樂을 번역한 것이라 치고, [슈마]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위에 언급한대로 초급시장(超級市場)을 번역하면 슈퍼마켓이 되는건 알겠는데, 그럼 초급시장(超級市場)의 줄임말인 초시(超市)를 번역하면 슈마가 된단 말인가.
천재의 번역인지 바보의 번역인지 알 수 없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한장 차이라더니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답답한 초급수준의 번역 아니면
- 주목을 끌기 위한 고수의 의도적인 번역
둘중의 하나일텐데 무얼까...
아무튼, 번역 결과는 거의 태양계 밖의 언어를 창조해 낸 수준이다.

혹시나 싶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번역기의 힘을 빌어보니 [즐거운 슈퍼마켓]이라고 번역이 된다. 이게 정답 아닌가?
잘못된 것이라도 너무나 당당하면, 오히려 그것이 맞고 내가 틀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오가다 보면 공부했던 언어에 대한 지식과 소신이 자신없어 질 때도 많다.
중국어를 어렵사리 알아가는 것도 하나이고, 한국어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 또한 그 하나다.
도대체 열공이니 안습이니 하는 것들은 너무나, 너무나도 이질감 느껴진다.

2008/01/02 10:44 2008/01/02 10:44
Shain

저희 동네 할머니들이 슈퍼마켓을 줄여부르는 말은..
슈퍼 내지는 수퍼지요.. 마켓은 차마 발음이 안되신다고 합니다... ^^
슈마라 재밌네요 후후..
풍경이 여전한 모양입니다.

Jxx

조선족 교포들 사이에서 그렇게 쓰는지는 모르겠는데, 참 재미있는 말인것 같습니다.
Shain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여전히 흙냄새 풍성하게 나는 생활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와우

저도 홍중루에서 봤어요!!
"명랑하게 슈마"
전 아무생각없이 슈마가뭐지? 하고 말았는데

슈퍼마켓이었다니..ㅎㅎ

Jxx

맞습니다. 홍중로 가남호텔쪽이죠.
구베이나 롱바이 근처에는 한국사람이 많은 탓인지 번역기를 통한 조잡한 번역글귀가 간판등에 자주 나타나는 것을 봅니다.
이제는 흥미롭다, 재밌다... 를 넘어, 좀 씁쓸하네요.